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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아들육아

나도 왼손잡이, 너도 왼손잡이. 우린 왼손잡이

by NaYo 2022.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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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왼손잡이이다. 중학교 때 컴퓨터 수업으로 컴퓨터를 접하다 보니 마우스는 오른손으로 쓴다. 그 외는 모든 것을 왼손이 기준이다.
둘째도 왼손잡이가 될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식사시간에 나의 왼쪽 편에 앉아 밥을 먹었고, 손잡기를 좋아하는 둘째는 한동안 밥을 먹을 때도 내 손을 잡고 먹었다. 그래서 둘째는 왼손으로 밥을 먹고, 나는 질질 흘리며 오른손으로 밥을 먹었다. 

그 때문일까? 아니면 원래 타고나길 왼손 소근육이 더 잘 발달되어있었던 것일까?
둘째는 젓가락질, 가위질, 색연필을 쥘 때 등등 모든 것을 왼손으로 한다.
내가 살아보니 조금 불편할 뿐이지, 요즘 세상은 더 좋아져서 왼손잡이여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른손잡이 첫째의 악필을 보고는 연필 잡는 것만큼은 오른손이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왼손으로 글을 쓰면 손날로 쓸고 지나가면서 연필이 번져 글씨가 더 엉망이 될 텐데 그걸 보는 내 정신이 너무 힘들 것 같았다. 그리고 왼손잡이는 바른 자세로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는 글도 보니 더욱 오른손으로 교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첫째는 6살 이맘때 이미 한글을 알고 혼자 글을 써보고 하더니, 둘째는 아직 아무 생각이 없다.
알고 싶은 마음도, 쓰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냥 해맑다. 마음도 머리도 해맑다. 
어차피 왼손으로 쓰는 것도 엉망이라 오른손으로 평일에 10개 정도 자음 또는 모음 쓰기를 했다.  반듯하게 쓸거라고 기대는 하지 않았고 그냥 오른손을 많이 써서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3주 정도 아침마다 오른손 쓰기를 진행하던 중, 둘째 담임 선생님과 상담 후 그냥 편할 대로 쓰게 내버려두기로 했다.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것 같고,
요즘은 그런거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내가 어렸을 때가 오히려 인식이 안 좋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왼손잡이니까.
아이도 자연스럽게 손을 사용하도록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 나는 왼손잡이여도 오른손잡이 친구들보다 글을 잘 쓰고, 학교 다닐 때나 연필을 쓰지. 그 이후론 주로 컴퓨터를 사용하겠지 하는 마음에 내버려두기로 했다. 왼손으로 바른 글씨를 쓸 수 있도록 조금씩 연습을 해야겠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도 자기 이름을 -90도 회전해서 쓴 걸 보니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괜찮겠지?! 마음을 비우자. 마음을 비우자. 

 

 

여자엄마 남자아들, 알아도 모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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